현대 가족구조의 변화와 상담/부모 - 자녀 관계갈등

부부 갈등이 자녀에게 남기는 흔적

카운슬러코리아 김미라상담사 2025. 8. 30. 13:16

“부부 갈등은 사춘기 자녀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가족치료 시각에서 부모 싸움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건강하게 갈등을 다루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1. 부부 싸움, 아이는 듣지 못하는 것 같지만 다 듣고 있다

부부가 다투는 순간, 많은 부모는 “애는 방에 있으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담실에서 만난 아이들은 이렇게 말하곤 해요.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가 다 들려요. 그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사춘기 아이는 이미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의 갈등은 단순한 불편을 넘어 자기 존재에 대한 불안으로 연결되기 쉽습니다.
“혹시 우리 집이 무너지는 건 아닐까, 나 때문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아이 마음속에 깊은 흔적을 남깁니다.

 

부부 갈등이 자녀에게 남기는 흔적

2. 갈등이 남기는 세 가지 흔적

첫째, 불안과 자기비난입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다툼이 심해질수록 “내가 잘했으면 부모가 덜 싸울 거야”라며 스스로를 탓하면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불안이 일상화됩니다.

둘째, 분노와 공격성입니다.
부모의 갈등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아이는 관계를 불안정하게 바라봅니다. 그래서 또래 관계에서도 작은 일에도 쉽게 분노하거나, 반대로 감정을 억누르며 폭발하기도 하죠.

셋째, 관계에 대한 왜곡된 모델입니다.
사춘기 시절은 ‘건강한 관계’에 대한 기준을 배우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서로를 비난하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면, 아이는 “관계란 결국 이렇게 되는 거구나”라고 내면화하므로 훗날 자기 연애나 결혼 관계에서도 이 패턴을 그대로 반복할 위험이 있습니다.

 

3. 사례로 보는 현실

한 아이가 상담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빠가 화내고 문을 쾅 닫고 나가면, 엄마가 울어요. 저는 그 사이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방에 있으면 죄책감이 들고, 나가면 두렵고…”

이 아이는 자기 삶을 살아야 할 시기에 부모의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가족치료에서는 이런 상황을 **삼각관계(triangle)**라고 부릅니다. 부모의 긴장 속에 아이가 끌려 들어오면서 불필요한 짐을 지게 되는 거죠.

 

4. 부모가 할 수 있는 노력

갈등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부부라면 의견 충돌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다투느냐입니다.

  • 아이 앞에서 큰소리를 내거나 폭언을 하는 건 피해야 합니다.
  • 다툼이 생겼다면 나중에 아이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 아빠가 서로 의견이 달라서 생긴 일이야”라고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 부부가 대화로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는 그것을 보며 건강한 갈등 해결 방식을 배웁니다.

5. 가족치료의 시선에서 본 희망

부부 갈등은 아이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지만, 동시에 회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갈등을 인정하고, 서로의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과정을 보여줄 때, 아이는 “관계란 이렇게 회복할 수도 있구나”라는 새로운 경험을 합니다.

사춘기의 아이들은 여전히 부모를 보며 배우고 있습니다. 갈등이 없는 집보다 중요한 건,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고 다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무리

부부의 갈등은 단순히 부부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마음에 그대로 새겨집니다. 하지만 부모가 갈등을 건강하게 다루려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는 관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배우게 됩니다.

만약 부부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면 가족상담을 통해 제3자의 시선으로 관계를 조율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사춘기의 아이에게 남는 건 싸움 그 자체가 아니라, 부모가 관계를 회복해가는 모습입니다. 그것이 아이에게 가장 큰 희망의 메시지가 됩니다.